이 작품 "밀랍인형 알리바이"는 당시의 유명한 여성 추리 작가 L.T 미드와 의사인 로버트 유스터스의 상상력이 빛나는 공동 작품 중 하나로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이다. 특히 '밀랍인형' 이라는 공포 영화에서나 사용할 법한 소재를 이용하여 흥미로운 스토리의 전개를 이어간다.
1. 선상에서 만난 남자
2.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집
3. 한밤의 질주. 그리고 대저택
(내용의 시작)
1. 선상에서 만난 남자
나는 1892년 늦봄에 유프라테스호 선상에서 아서 크레슬리를 처음 만났다. 나는 이집트에서 겨울을 보내고 리버풀로 돌아오고 있었다. 어느 고요한 저녁, 11시쯤, 지중해를 지나고 있는 동안, 나는 마지막으로 시가를 한대 피우고 들어오려고 갑판으로 나갔다. 나는 한동안 주변을 서성이다가 선미의 난간 위로 몸을 숙이고 잔물결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배 옆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윽고 내 근처에 어떤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가 나와 같이 배를 탄 승객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안면을 완전히 익힌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승객 명단에 아서 크레슬리로 기록된 남자였고 오래된 더비셔 가문 사람으로 서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많은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며 초면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리 대화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는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15년 동안 호주에 있었는데 일이 순조롭게 풀려 이제 고국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제 다시 나가지 않을 모양인가 보죠?” 내가 물었다.
“예, 이제 내가 번 돈의 두배를 준다고 해도 지난 15년간 겪은 일은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습니다.”
“런던에서 자리를 잡겠군요.”
“아닙니다. 하지만 당장은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같아요. 내 소원은 조용한 시골 생활을 하는 겁니다. 아주 오래된 집안 저택을 인수할 작정입니다. 우리 집안에는 더비셔에 크레슬리 홀이라고 하는 대저택이 있어요. 그곳은 수세기 동안 우리 집안 소유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귀하면 뭐합니까? 안좋은 소문으로 지금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금은 내가 그것을 회복시키고 다시 부흥시킬만한 위치에 있습니다. "
“정말 운이 좋군요.” 내가 대답했다.
"아마도..." 그가 대답했다. "그렇다고 봐야겠죠. 15년 전에 주머니에 단돈 한푼 없이 호주에 갔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그런 편이죠.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기쁘기 그지없어요. 가장 큰 것은 이제 내가 우리 집안의 오랜 부동산이 팔리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되어 특히 더 그래요.“
"가문의 오랜 저택이 돈이 없어 넘어가게 하는 것은 언제나 안타까운 일이죠.“
"사실입니다. 크레슬리 홀은 아주 오래된 곳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제는 그 곳에서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믿어요.“ 크레슬리가 생각에 잠긴 어조로 덧붙였다.
그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더 이상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
“내가 좀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미신을 믿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1세기 반 이상 동안 크레슬리 저택을 소유했던 집안 어른들이 이상하게 죽었다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려요. 처음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1700년대였죠.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당시에 배링톤 크레슬리라고 우리 집안에서도 포기한 난봉꾼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그 곳에서 난잡한 파티를 하곤 했다고 해요. 전설처럼 내려오는 소문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 하나는 그가 가장 큰 탑의 방에서 악마와 개인적인 거래를 했다는 겁니다. 탑의 방은 그 저택에서 가장 큰 침실인데 그리고 나서 다음 날 그는 죽은 채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우리 집안 사람들의 기이한 파멸이 이어졌습니다. 이상하게 탑의 방에서 잠을 잔 집주인들만 그런 공격을 당했습니다. 조지 3세의 총애를 받는 대신이었던 길버트 크레슬리는 그곳에서 미스터리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내 증조 할아버지는 그 곳에서 제정신을 잃고 미친 사람이 되어 그 댓가를 지불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안좋은 소문이 자자했다면 그 방을 사용하지 않으면 해결되는 일 아닌가요?“
L. T. 미드 (L. T. Meade)
본명은 엘리자베스 토마시나 미드 스미스로, 아일랜드 카운티 코크에서 태어나 이후에 런던으로 이주했다. 그 곳에서 열일곱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로맨스소설, 역사소설, 모험소설, 추리소설 등 평생 3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그녀는 주로 젊은 층을 위한 책을 주로 썼으며 가장 유명한 책은 A world of girls (여자아이들의 세계)였다. 그리고 추리소설은 클리퍼드 핼리팩스, 로버트 유스터스 등 다른 남성 작가와 공동 작업을 많이 했다.
로버트 유스터스 (Robert Eustace)
본명은 유스터스 로버트 버튼으로, 의사이자 소설가다. L. T. 미드와 “The Brotherhood of Seven Kings” 외에 공동 저작으로 많은 작품을 함께 썼으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학적 지식 제공했다.
역자: 박미경
단편 작가들의 단편에 매료되어 번역을 시작했으며 초기에 그들 작품을 많이 번역했다. 역서로 “고양이가 죽기를 기다리며”,“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마음 정리 수업", ","소심한 공격자들","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 "나쁜 짓들의 역사", "똑똑하고 기발하고 예술적인 새", "Dr. 영장류 개코원숭이로 살다" , "덜어냄의 법칙","더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 "유괴" 등 다수가 있고 스콧의 "남극일기","세상끝 최악의 탐험, 최고의 기록"이 있고 저서로 ”남극의 스콧“(전자책)이 있다.